[세계를 가다]日의 못 말리는 ‘란도셀’ 열풍…150만 원 고가 제품도

2022-12-16 48



[앵커]
일본 초등학생은 필수품이 있습니다.

란도셀이라는 책가방인데요.

말 엉덩이 가죽으로 만든 고급 제품은 가격이 우리 돈으로 150만 원이나 합니다.

비싼 가격에 어린이가 메기엔 또 무겁다네요. 

그런데도 이 가방을 찾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세계를 가다 김민지 도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본의 마트나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매대보다 더 찾기 쉬운 곳엔 일본 초등학생 책가방인 란도셀이 자리잡았습니다.

가격을 살펴보니 50만~60만 원 대에서 비싼 건 150만 원에 달합니다.

[현장음]
"말 엉덩이 가죽이기 때문에 내구성이 강합니다."

[야마네 / 5살 자녀 엄마]
"비싸지만 란도셀은 중요해요."

[우즈키 / 4살 자녀 엄마]
"주변에서 다들 빨리 구경하더라고요."

입학시즌인 4월에 앞서 '란활'이라고 불리는 일본 예비 학부모들의 란도셀 구매 열풍은 주변 눈치 속에 1년 내내 이어집니다.

[스즈키 / 20년 경력 란도셀 가게 주인]
"3월부터 6월까지 (내년 입학생) 60%가 구매합니다. 올해는 더 빨라서, 내후년 입학인데 벌써 마련한 경우도 있어요."

네덜란드 군인 배낭에서 유래해 일본 초등학생의 필수품이 된 란도셀.

20년 전 출시된 제품과 요즘 제품을 비교해봤습니다.

크기가 커졌고 기능도 추가됐지만 

[스즈키 / 20년 경력 란도셀 가게 주인]
"가격만 보고 사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자녀 몸에 맞는 것을 최우선 해야 합니다."

가격과 상관없이 어린이 허리를 위협하는 무게는 여전합니다.

지금부터 란도셀 무게를 직접 재보겠습니다.

5kg에 달하는데 성인 가방에 비교하면 2배 이상 무겁습니다.

교과서에, 태블릿은 물론 최근 코로나 19로 물통까지 추가되니 더 무거워진 겁니다.

통학 스트레스로 등교를 거부하고 부모 기대를 저버리는 '란도셀 증후군'이 사회 문제로도 떠올랐습니다.

[시라도 / 다이쇼대학 교수] 
"(란도셀에는 심리적으로) 좋은 학교에 가길 바라는 부모의 기대, 학교의 기대, 나라의 기대가 강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죠."

'과하다'는 논란 속에 초등학생들이 란도셀 옆에 붙이는 바퀴 달린 스틱을 발명해 여행용 가방처럼 끌고 다녀 화제가 됐습니다.

[현장음]
"우리들이 생각했습니다."

획일적이고 무거운 일본 어린이 책가방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일본 사회는 100년 넘게 이어간 관행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채널A 뉴스 김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용준
영상편집: 김민정


김민지 기자 mettymo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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